사람들은 하고 싶은 대로 잘할 때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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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빛그림 작성일15-10-01 11:53 조회1,788회 댓글0건본문
사람들은 하고 싶은 대로 잘할 때 행복하다.
하고 싶은 대로 하지 못해서 마음이 병든 사람들이 너무 많다.
하고 싶은 대로 하지 못해서 마음이 병든 사람들이 너무 많다.
아무데에서나 뛰고 싶어서 콩콩 거리다가 ‘뛰지 마라’ 말 듣기 일쑤인 아이들, 잠시나마 운동하며 쉬고 싶어도 ‘학생은 공부해야지’라는 말을 들으면서 밤늦게까지 책상에 앉아있는 청소년들, 한창 멋 부리고 꾸미고 싶은데 몰래 화장한 것을 들킬까봐 걱정하는 사춘기의 여학생들, 힘들다.
직장인들 역시 상사의 맹목적인 지시에 할 말을 제대로 질러대지 못하는 사람이 참 많다. 주부들은 집안일과 양육, 남편 뒷바라지 등으로 자신의 역할을 벗고 싶어도 어느새 참는 게 특기가 되어 속으로 홧병을 키우기도 한다. 오히려 세상만사 자기 멋대로 하는 사람 보고 속 편하게 산다고 오히려 반 비웃으면서 부러워하기도 하는 세상이다. 아니 사람들은 이런 불편한 경험을 ‘당연하다’ 생각하기도 한다.
예술 작업을 하다 보면, 작품 과정에서 충동적인 욕구와 표현의 미적 욕구가 대립 갈등을 보이는 때가 온다.
쉽게 말하자면, 처음은 마음대로 그렸다고 해도 결과적으로는 멋지게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마음껏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어서 시작한 붓 끝이 점차 예술적으로도 잘 보이고 싶다는 생각이 잠식해오면서 점점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이다. ‘내 작품이야, 그래, 내가 그린 것이야’ 라면서 내놓을 때를 생각하면 더욱 작품성에 채찍질을 하게 되는 현상이다.
자연스럽게 표현하려는 의도와 작품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욕구는 불편하다. 그러나 이것은 일종의 의미 있는 갈등 시간이라 본다. 마치 우리가 뭔가 하고 싶은 대로 하려 하는데 ‘뭐 때문’에 마음대로 안 되는 것과 같다고 탓하는 것과 똑같은 상황이라 의미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치료 장면에서 이런 갈등의 시간은 내담자에게 불편할지 모르겠지만 치료 장면에서 뭔가 갈등이 표면화 되어 일어나기 시작하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매우 온순하다는 아이가 학교에서는 친구와 심하게 몸 다툼을 한다고 해서 심리치료를 받으러 온 케이스가 있었다.
그림에는 별로 관심은 없지만 미술치료를 받아보겠다고 한다.
이 아이는 매번 미술 작업할 때마다,혼잣말을 자주 하곤 하는데, 특히 물감 작업을 하면서 인상적인 말을 한다. “이건 아냐! 미친 짓이야( 자신의 그림을 보면서), 내가 도대체 뭐하는 거야(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큰 소리로), 정말 누가 보면 클 날 일이야, 남들 모르게 해야 되.” 하면서 바닥에 물감을 뿌리고 칠하기도 했다. 그 작업을 한 다음 시간에 와서는 제일 먼저 한 것은, 바닥을 살펴보더니, ‘깨끗해서 다행이다’ 했다. 미술치료 시간에 무엇을 했는지 결과물로 평가 받을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하고 싶은 대로 매체를 주물럭거리고 소리도 질러가면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욕구 배출을 갈등하고 있어 보였다. 가정과 학교에서 자신을 억누르는 것과의 싸움을 이렇게 표출하면서 미술치료 과정에서 내면의 갈등을 드러내고 있었다.
사람들에게는 남들이 허락하지 않는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내면의 욕구가 있다.
그리고 세상은 이렇게 살아야 돼! 라는 적응을 위한 외부 통제가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것과 충돌이 일어나 늘 갈등을 만들고 있다. 이런 삶 속의 갈등 과정은 이 아이에게도 힘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 아이는 매번 스스로 이상하고 미친 듯하다는 미술치료 작업을 마칠 때가 되면 얼굴 표정은 처음보다 편안해 보이고, 작품의 제목을 물어보면 그냥...하면서 주저하다가도 뭔가 제목을 짓기도 하며, 때때로 자신의 결과물이 나름 멋지다고 자화자찬도 한다. 삶 속에서의 갈등은 해결책이 없이 헤매기 일쑤이지만,
이렇게 미술 치료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신이 직면하고 있는 긴장감과 갈등을 대판 치르고 나면 뭔가 변화가 찾아오는 것 같다. 치료 환경에서 갈등을 한판 겪고 나면 나름대로의 결정과 판단을 내리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을 다른 말로 한다면, 욕구와 통제에 대한 갈등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내면에서 통합이 일어나기 시작한다고 할 것이다.
하고 싶은 대로 감정을 놓아버리면서도 자기 통제를 할 수 있을 때 우리는 행복하다.
주체성이 회복이 되어 진정한 자신으로 스스로 설 수 있을 때, 행복하다.
감정 표현과 자기 통제가 스스로 될 때, 우리는 나 답다 생각하고 만족한다.
실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표현하여 내 감정을 드러내 보이면 속이 시원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그렇게 해보지 못한다. 아니 오히려 마음대로 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우리는 마음대로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
마음대로 모든 것을 다하고 싶지만, 그만큼 우리들은 마음대로 하면 안 된다는 교육을 받아왔다.
감정을 억압하고 틀에 박힌 교육과 환경 속에 익숙해져서,
다시 말하면 심리적으로 적응해서 '나를 잃고' 살고 있으니 마음 가는 대로 자신을 갖지 못하게 길들여 있다.
심리 치료 과정에서 다양한 미술 도구를 통해 표현되는 내 마음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래서 평상시에는 잘 풀리지 않던 마음과 불편한 감정도 미술 활동에서 자연스럽게 이완이 되면서 나의 통제로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스스로 내면에서 통합이 되어가는 과정은 실로 멋지지 않은가 싶다.
비록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생각해도, 안전한 환경에서 평소 말하지 못하는 마음을 표현해 보는 것은 나를 위한 것이다. 타인에 의한 것이 아닌,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누려 보는 경험을 해 보는 것으로 나의 행복을 위한 가치 있는 시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글 : 김 문희